목사와 가이드

목사와 가이드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혼자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여행지에 가면 가이드를 택해서 안내를 듣곤 했다.
낯선 지역을 여행할 때, 그 지역을 잘 아는 가이드를 만난다는 것은 큰 기쁨이며 행운이다. 2013년 여름, 미국 서부 캐년 지역을 여행했다. 나이 지긋한 가이드 분이 우리를 담당했다. 그는 좌중을 웃겼으며, 버릴 말이 없을 정도로 유익하고 즐거운 여행으로 만들어 주었다. 버스에 탔던 모든 사람이 감동을 받았다. 지역을 설명하는데 수첩에 메모를 할 정도였다. 설명을 하다가 영어 팝송의 일부를 부르기도 하고, 때로는 군인 이야기를 하다가 군가 한 절을 부르기도 했다. 그 분의 말은 정말 맛이 있었다. 지식과 유머가 함께 장착된 내가 만난 최고의 가이드였다.

나의 직업은 목사다.
자기의 직업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규정하느냐에 따라 같은 일을 해도 태도가 달라진다. 벽돌공 인부 세명이 있었다. 벽돌을 만드는데 한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일 한다. 한 사람은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 벽돌을 굽는다. 마지막 한 사람은 그가 만든 벽돌로 집이 지어지며 그 곳에서 사람들이 편안하고 기쁘게 머물 것을 생각하면서 희망에 부풀어 벽돌을 만든다. 같은 벽돌인 것 같지만 당신이라면 누구의 벽돌로 집을 지을 것인가? 당연히 희망이라는 정성이 들어간 벽돌일 것이다.

33살에 하나님께서 부르셨다. 이런 저런 우여곡절 속에 나는 47살에 신학을 하기 위해 미국에 왔다. 거두절미하고, 신학교에 오고 목회를 시작하면서 늘 고민하는 것이 있다. 목사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성직자라고 목사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점에서 늘 예전의 꿈을 떠올린다.

중국에서 유학을 하고 사업을 하는 동안 나는 여러 곳을 여행했다. 그때는 내 나이 55세가 되면 고품격 중국 관광회사를 만들려고 했다. 사장인 내가 일년에 몇 번쯤은 직접 관광객을 모시고 설명하고 다니는 계획도 있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전 단계로 중국 전역을 6대 문화권으로 나누어 여행을 진행했던 일들도 있었고, 이 일을 잘할 자신도 있었다.

예전에는 지역 전문가를 꿈꾸었다면, 지금 나의 꿈은 신앙 가이드요 성경 가이드다.
목사는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성도들이 있어야 목사도 존재의미가 있는 것이다. 성도들을 신앙으로 이끌어 주고 하나님을 알도록 인도해 가는 것이 바로 목사다. 하나님을 만나고 알아가는 그 길은 미로는 아닐지라도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안내자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목사는 가이드가 분명하다.

목사는 신앙 가이드다.
목사는 성도들의 인생 여정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정확한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되어야 한다. 성경을 정확하게 하나님의 의도대로 해석해서 전해 주어야 한다. 복음이 너무 딱딱해서 아무리 말을 해도 졸립게 하는 가이드는 회개해야 한다. 웃기는 것만 좋다는 말이 아니다. 설교 말씀을 하나님의 의도에 맞게 잘 전해야 한다. 좋은 가이드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성경 가이드인 목사는 많이 준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성경 지식은 물론이요, 세상적인 지식 역시도 독서를 통해 성도들에게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가이드가 먼저 이 여행을 즐겨야 하는 것이다. 가이드가 여행이 지겨우면 모든 여행은 끝이다. 안내는 그저 형식적 수준에서 멈추게 된다. 가이드가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이 그것이다. 나는 늘 이 일을 행복하게 느끼며 성도들과 함께 가이드 하며 살아가는 목사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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